국화 옆에서 (시인 서정주)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보다.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 보다.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 언 먼 젊음의 뒤안길 에서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선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
노 오 란 네 꽃 잎이 필라고
간 밤에 무서리가 저리 내리고
내게는 잠도 오지 않았나 보다.
국화는 가을꽃의 대명사 ~ 인고의꽃 ~ 사군자의 하나로
만인의 사랑을 받으면서 문인들이 특히 애호한 자연이 었다.
그러기에 더욱 맛과 향에 운치까지 가져다주는 국화차 한잔
마시며 사랑하는 님에게 편지를 쓰고 싶다. 일 장 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