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도신문 일백만원 고료 당선작
산록에 취해 바람은 고요히 숨죽이는날에 보슬비 소리없이
촉촉히 옷깃을 적시고 십일월의 찬 서리는 무수한 낙엽을
흙위에 뿌리니.
안타까운 마음속에 마지막 낙엽의 형상을 지울수 없어 머-언
길에 돌아와 향긋한 차한잔 입속에 머금고 어디에선가 들려오
는 맑고 고운 풍경소리에 잊었던 자아를 잠시 찿아보네.
(보슬비나리는 오색약수를지나 백담사에서 향긋한 차(茶)
한잔 하면서 잠시 명상에 잠겨. )
성하이제 (盛夏二題)
불 꽃.
작렬하는 태양아래 썩은 생선 대가리를 가진 몰골들이 발맞추어
어디론가 가고 있었다. 죽어가는 달빛아래 거무죽죽 타들어가는
불꽃이 마지막 기염을 토하고 싸늘하게 식은 별들의 조소아래
멍청한 장승도 돼보았으니 이제는 마지막 타오르는 불꽃이되어
저- 넓은 대지위에 출불 난무 하리라.
별 빛.
차가운 달 잿빛 상념에 물들고 우수의 달무리 안개되어 달빛 드리
리 우다. 부끄러운 추억들 은하수로 흐르고 이끼 덮힌 타다 남은
고달픈 정 유성은 빈 들판에 떨어진다. 나무위 마지막 잎새에 앙금
으로 엉키는 서리는 고독이란 추상 가슴 속 상흔 별 별 별 심장의
파편들 파란 별빛 싸늘한 밤에.
성하이제 (盛夏二題) 이 작품은 최상신 관장이 전국시 백일장에서
일백만원 고료 1994년도 무도신문 당선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