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뱡뱡면 계기로 본 특이한 한자
시진핑 뱡뱡면 계기로 본 ‘특이한 한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롄잔(連戰) 대만 국민당 명예주석에게 대접한 산시(陝西)성 전통 국수 뱡뱡면은 지난번 밴드에서 소개했지만 계속 화제를 불러 일으켜 뱡뱡면과 그 특이한 글자 뱡에 대해 재미있는 이야기를 모아 보았다.
시진핑은 두 사람의 부친이 모두 산시성 출신인 점을 감안해 만찬 때 이 지역 전통 음식들을 내놓았다는데 뱡뱡면은 면의 폭이 벨트처럼 넓고 매운 고추를 얹는 게 특징이다. 옛날에는 가난한 사람들이 즐겨 먹었지만, 지금은 산시성의 특색 있는 면 요리로 '산 시 성의 10가지 괴이한 것 (陝西十大怪)' 중 하나로 꼽힌다.
뱡뱡면에 쓰는‘뱡’은 57획으로 중국 간체자 기준으로 획수가 가장 많은 글자다.
‘믿거나 말거나’한 야사도 전해진다. 진시황이 어느날 백성들이 즐겨먹는 국수를 먹어 본 후, 그 맛이 너무 좋아 다시는 백성들이 국수를 먹을 수 없게 하기 위해 어려운 한자를 지었다는 것. 국수와는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생김새다.
그것보다 더 서민적인 이야기도 따른다. 무일푼인 선비가 길을 가던중 면파는 가게 앞을 지나게 되었는데 면뽑는 소리가 뱡뱡거리며 얼마나 맛나게 들리던지 가던 길을 멈추고 들어가서 만들어 놓은 넓직한 면을 시켜서 먹고선 음식값 대신 써 줬다는 글자다.
八자가 입을 크게 벌리고 左右로 삐뚤삐뚤 東西로 길고(長)가운데 言, 馬도 넣고 心은 아래에, 月 字도 또 붙이고 다 쓰고 나서 국수뽑는 소리를 따서 만든 뱡 자가 되었다고 한다.
2007년 TVB의 방영 프로그램인 'The Web'의 프로듀서가 대학 교수와의 접촉을 통해 뱡 이라는 한자의 기원을 찾으려고 하였지만, 이사의 이야기나 다른 설에 대한 사실을 규명하는 데 실패하였다. 결국 뱡 이라는 한자는 국 수를 파는 음식점에서 만들어졌을 것으로 결론지어졌다.
표준어 사전에도 없는 뱡 자는 57획으로 중국에서 가장 복잡한 한자 중 하나다. 너무 복잡해서 '棒棒麵'이나 '梆梆麵'과 같은 대체 표기를 사용하기도 한다.
일상적으로 잘 쓰이지는 않지만 이 글자보다 더 많이 붓을 놀려야 하는 한자도 존재한다. 대표적인 게 ‘龍(용 룡)’ 네 개로 이루어진 ‘말 많을 절’. 이 글자는 총 64획으로, 손이 많이 가는 만큼 그 모양도 어딘지 ‘수다스럽다’. 중국과 대만에는 이 ‘절’자가 들어가는 이름이 있는데, 시험을 치를 때 이름 쓰는 시간이 오래 걸려 불리하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고 한다.
유니코드 5.0에 포함된 가장 복잡한 한자로서 이 글자는 조엘 벨라센(Joel Bellassen)(1989) 등에 따르면 기록에 등장하는 중국어 한자 중 가장 복잡하며, 5세기이전에 사용되었다고 한다.
일본 다이슈칸(大修館) 서점에서 발행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대한화사전(大漢和辭典)’은 ‘말 많을 절’과 함께 ‘興(흥할 흥)’자 네 개로 구성된 ‘정(일본 음 ‘세이’·64획)’을 가장 획수가 많은 글자로 꼽는다. 정확한 뜻은 전해지지 않는다.
이 한자들은 대한화사전을 비롯해 중국의 한어대사전(漢語大詞典)과 단국대에서 편찬한 한한대사전(漢韓大辭典) 등에는 실려있지만 인터넷 검색이나 컴퓨터 입력은 쉽지 않다. 유니코드 등의 문자 집합으로 부호화되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고전번역원이 구축한 이체자 정보검색 시스템에서는 ‘우렛소리 병’이 52획으로 가장 획수가 많다. 이는 ‘雷(우레 뢰)’의 고자(古字)로, ‘雷’가 4개 합쳐진 형태다.
혹자는 ‘우렛소리 병’의 고자가 ‘田(밭 전)’자 16개와 ‘回(돌아올 회)’자 8개가 만나 128획을 이룬다고 주장하지만, 출처와 근거가 불분명하다는 게 학자들의 전언이다. 또 중국에는 ‘재물과 보화를 불러들인다’는 의미로 한자 초(招), 재(財), 진(進), 보(寶)를 마치 한 자처럼 묶어 쓴 글자가 있지만 주술적인 의미로 만든 것이다. 또한, 네 글자의 획수를 모두 더해도 총 50획을 넘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