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의 주
여 의 주 (如 意 珠)
장자(莊子) 열어구(列禦寇) 에는 용과 관련된 일화가 여럿 나온다.
주평만(朱坪漫) 은 지리익(支離益)에게 용잡는 기술을 배우느라 천
금(千金)짜리 집을 바쳤다. 3년동안 배웠지만 그 기술을 쓸곳이 없
었다. 그런데 황하(黃河)가에서 돗자리 짜는 가난한집 아들이 잠수
해서 천금(千金)짜리 진주를 구했다. 이것이 뜻대로 다 된다는 여
의주(如意珠)인데 정작 그 부친은 돌로 깨뜨리라고 말했다.천금진
주는 깊은못 속 흑룡(黑龍)의 턱(?) 아래 있는것인데 용이 잠자고 있
었기 때문에 얻을수 있었다는 것이다.용이 잠자지 않았다면 잡아 먹
혔을것이란 경고다.
이런 용을 잡을수 있는 존재가 상제(上帝)다. 묵자(墨子) 귀의(貴義)
편에는 묵자가 북쪽 제(齊)나라로 가다가 일자(日者:점치는 사람)를
만난 이야기가 전한다. 일자가 "상제께서 오늘 북방에서 흑룡을 죽
이 시는데. 선생은 얼굴색이 검으니 북쪽으로 가시면 안됩니다.라고
말렸다. 묵자는 무시하고 북쪽 치수(淄水)까지 갔다가 되돌아오고
말았다.그러자 일자가 "내가선생은 북쪽으로 못간다고 말하지 않았
습니까" 라고 말했다는 일화다. 묵자는 그대의 말은 쓸데없다" 고 일
축했지만 묵자도 상제가 날짜와 방위에 따라 갑을(甲乙)일에는 동쪽
에서 청룡(靑龍)을 죽이고. 무기(戊己)일에는 중앙에서 황룡(黃龍)을
죽인다는 이야기 등 은 잘 알고 있었다.
흑룡은 대학자와 관련이 깊다. 논어위찬고 (論語緯纘考)는 숙량흘(叔梁紇)
이 안징재(顔徵在)와 니구산(尼丘山)에서 기도하다가 흑룡의 정기에 감응
해 공자(仲尼)를 낳았다고 전한다. 율곡연보(栗谷年譜)는 신사임당이 흑룡
이 침실로 날아드는 꿈을꾸고 이이(李珥)를 낳아서 어릴때 자(字)를 현룡
(見龍)이라고 했다고 전한다. 잠곡(潛谷) 김육(金堉)과 함께 대동법(大同
法) 확대 시행을 적극 주청했던 포저(浦渚) 조익(趙翼)도 흑룡이 현몽(現夢)
하고 태어 났다고 묘지명은 전한다. 청장관 이덕무의 시구에 "깊은못의 흑룡
이 여의주를 감추고 있네 (珠藏領下養潛黑)" 라는 구절이 있다. 흑룡이 덕을
기르면서 때를 기다린다는 뜻이다.